오늘 본문은 바울이 에베소 교회와 성도를 위한 감사 기도를 보여준다. 이 말씀은 우리가 우리와 지체 그리고 교회를 위해 기도할 때 어떻게 기도해야 할지 좋은 본보기가 된다고 생각한다.
바울은 우선 에베소 성도들을 위해서 감사함으로 그치지 않는 기도를 했다 (v16). 좀 더 자세히 바울의 기도 내용을 들여다 보면 그는
- 하나님께서 에베소 교회 성도들에게 지혜와 계시의 영을 주시길 기도했는데 이는 그럼으로 인해 그들이 하나님을 더 잘 알게 되게 하기 위함 이고, (the Spirit of wisdom and revelation -> so they may know him better) 17절
- 또 그들의 눈을 밝히사 그들이 1) 하나님이 그들을 부르신 소망과, 2) 하나님의 거룩한 자녀들에게 상속하신 영광의 풍성함, 그리고 3) 믿는 이들에게 베푸신 지극히 큰 능력을 알게 되기를 기도했다. 18-19절
- 이 위대하신 능력은 하나님이 예수 그리스도를 죽음에서 살리시고 모든 통치와 권세 능력 주권 위에 뛰어난 하늘에서 자기의 오른편에 앉히신 그 능력과 같다고 말한다. 20절
- 마지막으로, 하나님께서 예수 그리스도를 교회에 머리로 삼으셨는데, 이 교회는 만물을 충만케 하시는 그리스도의 몸이라고 고백한다. 23절
짧은 기도를 담았지만 그 내용은 참 깊고 본질적임을 알 수 있다. 그래서 이 기도는 나를 위해 드리는 기도임과 동시에 하나님의 교회와 성도들을 위해 드리는 기도이기도 하다.
지혜와 계시의 영을 통해 하나님을 더 잘 알 수 있도록, 그래서 하나님이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우리를 구원하시고 부르신 소망을 알게 되고, 또한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으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거룩한 자녀가 되어 우리가 영광된 상속자가 되었음을 확신하며, 예수 그리스도을 죽음에서 살리신 지극히 큰 하나님의 능력이 우리의 삶 가운데 그리고 교회에 역사하시길 간구하는 기도이다.
이제 남편의 사역을 위해 버지니아로 이주해 온지 9개월이 되었다. 한 곳에 정착해서 오래 살 때는 잘 몰랐는데, 이렇게 새로운 곳에 와서 다시 삶의 터전을 일궈 간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임을 경험한다. 실질적으로 멀리 떨어진 곳에 와서 새 집과 직장, 관계들, 공동체, 교회 생활을 한다는 것은 물리적인 적응 시간도 필요하지만, 그에 못지 않게 정서적인 적응의 시간과 노력이 필요함을 느꼈다. 요즘 나의 고민을 들여다 보며 떠오르는 단어가 self-doubt 이다. 이미 확립된 나의 물리적 공간과 형성되어 있던 support system 에서 벗어나니, 나는 변한게 없는 것 같지만, 때때로 '이게 맞나' , '잘하고 있나' 하는 의문이 생길때가 있고, 이 질문들에 대한 답을 찾지 못해 불안한 마음이 생기기도 한다. 있는듯 없는듯 작게 자리잡은 의심의 구름이 어느날은 짙게 몰려와 비바람이 불듯이 내 마음을 무겁고 무기력하게 하기도 한다.
위 바울의 기도를 묵상하면서, 부끄럽지만 나의 신앙이 지쳐있음을 느꼈다.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, 늘 마음이 고단하다고 느낄 때 더 가까이 찾아와 만나주시는 하나님을 경험했었고, 그 시간들을 통해서 나의 믿음을 성숙시키시고, 하나님의 마음에 더 가까이 다가가도록 도우시는 은혜를 믿는다.